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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2014. 05. 26 [이대학보] 근·현대의 경계에 서 있던 지성을 만나다

EwhaLibrary 2015. 7. 30. 14:47

근·현대의 경계에 서 있던 지성을 만나다

 

중앙도서관(중도)20~23‘20세기의 시작, 1889 : 탄생 125주년 인물 특별전을 열었다. 특별전에서는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 하이데거(Heidegger), 히틀러(Hitler), 채플린(Chaplin)을 주요 인물로 다뤘다. 이 네 인물은 모두 20세기의 시작을 코 앞에 둔 1889년에 태어나 19세기와 20세기의 경계에 선 인물이라는 점에서 선정됐다. 22일 오후330분에는 특별전의 일환으로 '20세기 지성의 초상 : 자기부정과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로 숙명여대 박승억 교수(현대독일철학 전공)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 인물의 생애를 담은 사진이 주요 작품 및 관련 서적과 함께 전시됐다.

 

전시 초입에 자리한 코너에서는 20세기 논리학과 분석철학을 대표하는 영국의 철학가 비트겐슈타인을 만날 수 있다. 완벽한 논리를 추구했던 그는 1차 세계 대전 때 작성한 그의 저서 논리-철학 논고에서 객관적 실재는 오직 과학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약 10년 후 철학적 탐구에서 실재는 과학적 언어 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통해 드러난다며 자신의 이전 이론을 반박했다. 자신의 논리가 지닌 모순을 인정하고 이를 철저히 분석해 새로운 논리를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20세기 독일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 하이데거의 코너에서는 그의 드라마틱하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그가 1927년 출판한 존재와 시간은 당시 철학계에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1차 세계 대전 패배로 절망과 암담한 현실에 빠진 독일에서 인간이 놓인 처지와 극복 방법을 철학적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명성을 얻은 하이데거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총장직에까지 오르게 되지만 나치당에 입당하면서부터 논란에 휩싸이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며 몰락하게 된다.

 

세 번째 코너에서는 20세기 독일의 정치가 히틀러가 독재를 꿈꾸게 된 모티브를 알 수 있다. 민족 우월주의와 반유태주의가 잘 드러난 작곡가 바그나(Wagner)의 오페라 '로엔그린'이다. 히틀러는 이 작품을 보고 바그너에게 깊이 빠져들어 저서 나의 투쟁을 집필한다. 저서 나의 투쟁은 히틀러의 주관적 관점에서 쓰여 졌기 때문에 역사적 왜곡이 있는 자료이지만 동시에 나치즘 연구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문헌이다.

 

한편 20세기 희극배우이자 감독, 제작자였던 찰리 채플린의 코너에서는 영화 장면을 토대로 채플린의 영화관을 보여준다. 채플린은 다섯 살에 무대에 오른 후 평생을 연기자와 감독으로 살며 단편 영화 '베니스의 어린이 자동차 경주'에서부터 첫 유성 영화 '위대한 독재자'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작품을 배출했다. 그의 작품은 희극 속에 풍자와 해학을 통한 시대 비평적 메시지와 감동의 색채를 더해 현재까지도 평론가들로부터 흥행과 작품성을 고르게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회를 참관한 김진아(불문.12)씨는 "전시를 보는 동안 1889년을 실제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하람 기자 superminyeo@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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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노하람(2014.05.26.). 근·현대의 경계에 서 있던 지성을 만나다. 이대학보, 4면.